골프, 그기 운동이 되나!
몸에 땀나는 운동을 좋아했던 내게 골프란 그저 은근 자기과시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땀안나는 사치성 게임 정도로만 인식되었다. 그래서 나랑은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다르게 운동하고 사교하는 딴세상의 모임? 같은거라 관심도 흥미도 없었으니 접할 기회조차 없었다. 가끔 연차높은 회사선배들이 배워보라고 권하면 정중하게 사양하곤 했지만 실은 그땐 골프를 배우게 됨 주말시간까지 거래처에 골프접대를 하게되는게 매우매우 싫어서 거절한거였다. 축구,스키,사이클 등등 조금은 활동적인 운동을 좋아하던 내게 골프가 어느날 훅~ 들어온 역사적 계기ㅋ가 생겨났다. 회사짬밥만 20년을 먹었더니 일도 잼없고 몸도 구석구석 고장이 나기 시작했다.마지막엔 치명적인 백수질환인 면역성 질환을 앓으며 스트레스 없는,적은, 삶을 살도록 종용받게 되었는데 이것저것 고심하다 덜컥 사표를 내버렸다. 사실 좀 쉬고 싶었다 아무 생각없이...직장동료도 상사도 아내도 아이들도 모두가 충격이었지만 회사 라는 핵우산을 벗어나는거에 대해 나는 크게 두려움 같은 거는 느끼질 못했고 오히려 새로운 자유를 갈망하게 되었다. 그러나 곧 퇴직금은 바닥이 났고 호기로움은 녹록치 않은 현실세계의 벽앞에서 두려움으로 바뀌고 있었다. 퇴직후의 삶에 대해 구체적인 플랜이 없었던터라 1년 정도가 지나서도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또 오늘은 어디에 가서 누굴 만나고 뭘 해야되지?라는 막막함에 헤매고 있었다. 그러나 집에서는 일단 나와야했다. 그날도 이런저런 생각에만 빠져 변두리 낯선 골목길을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가까운 어느 곳에서 딱! 딱! 하는 공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게 뭔 소리지? 딱히 갈곳도 할것도 없어서 조금의 궁금증이 들었다.어느새 나의 발길은 작은 인도어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한가한 시간대였는지 나이든 남자분 한분만이 열심히 채를 휘두르고 계셨다.그물밖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던 내게 그분이 들어와서 한번 쳐볼래요?하는 제스쳐를 하는게 아닌가! 쑥스러웠다. 채도 한번 안잡아본것도 그랬지만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만 갖고있던 나였기에 그게 들킬까봐 그랬던 거였을수도 있으리라... 들어와봐요~ 한번 더 권하시는 그분의 미소에 어느덧 나의 쑥스러움과 경계심은 자취를 감췄고 또다른 세계와 조우하는 첫 역사속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갔다. 그분은 다름아닌 그 인도어장의 사장님이셨다. 골프를 좋아해서 정년퇴직 후 조그만한 연습장을 차린거라고.그러면서 이렇게 저렇게...하면서 아이언채 하나를 내 손에 쥐어주며 아무 생각없이 한번 쳐보라고 한다. 아무 생각없이? 그말씀이 참 맘에 와닿았다. 잘칠려고도,실수를 안할려고도, 긴장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닌가 그냥 쳐보라는 거였다 그냥... 떠듬떠듬 채를 손에 쥐었다.그런데 그순간 그만 나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냥 한번 쳐보라...라는 말에 왜그리 눈물이 쏟아지는지...주체할 수 없는 눈물... 나는 채를 손에 쥔채 채를 휘두를수도 눈물을 닦을수도 없었다.사장님은 그저 옅은 미소로 나의 첫 스윙을 기다려 주셨다. 여러분의 굿샷,댓글 응원 본 후 I'll be back! 할께욤 ㅋㅋ(사실은 배고파서 토스트 하나 사먹어러 가는 거임당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