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치고 난 뒤, 골프 생각이 더 깊어지는 날
명절 추석 다음 날.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내려서 온 세상이 눅눅했는데, 오늘은 놀라울 만큼 선선하고 공기가 맑습니다. 햇살은 부드럽고, 바람은 시원합니다. 이런 날엔 괜히 필드가 그립습니다. 젖은 페어웨이 위로 구름이 흘러가고, 그린 위에서 새소리만 들리는 그 고요함이 문득 떠오르네요. 명절 내내 가족과 함께 웃고 떠들었지만, 마음 한구석엔 늘 그립습니다. 골프장 향기, 티샷의 울림, 그리고 라운드 후 동반자들과의 짧은 대화까지. 비가 그친 뒤의 공기는 묘하게 집중이 잘 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같은 날은 스윙 궤도나 템포를 되새기기 딱 좋습니다. “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그 말이 유난히 마음에 와닿습니다. 골프도 인생도 결국 비슷한 것 같습니다. 폭풍이 지나간 뒤에야 바람의 방향이 보이고, 실수를 겪은 뒤에야 스윙의 본질이 보이니까요. 오늘처럼 선선한 날, 여러분은 골프 대신 어떤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혹은 이런 날엔 연습장으로 향하는 타입인가요, 그냥 커피 한잔하며 골프 중계 보는 타입인가요? 비가 그친 뒤의 이 여유로운 공기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골프를 떠올리고 계실 것 같네요.